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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8

Berties of Bay


Fishermen sweaters [Berties of bay]

최근 들어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거리에서 스웨터를 입고 다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는데요. 아무래도 가을과 겨울을 대표하는 아이템인 만큼 추운 날씨에 대비하여 많은 분들이 찾고 계시지 않나 생각됩니다. 다가오는 겨울에는 밋밋한 플레인 니트 보다 재미있는 패턴이 들어간 니트는 어떨까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의미 있는 패턴을 담고 있는 '피셔맨 스웨터'와 이를 기반으로 전개하는 브랜드인 '버티스 오브 베이(Berties of Bay)'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David Hayman, James Purefoy, Sam Swainsbury and Dave Johns play hard-drinking, seafaring, shanty-singing bandmates [thetimes]

Old Fishermen [Berties of Bay]

피셔맨(Fisherman)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아마 배에서 일하는 어부의 모습이 생각나실 겁니다. 변수가 많은 바다 날씨를 대비하여 고어텍스와 같은 고기능성 옷을 입고 있는 모습 말이죠. 하지만 과거 어부들은 기능성 소재의 의류가 없어 스웨터 형태의 옷을 입고 어업에 종사했습니다. 이때 그들이 입었던 스웨터가 오늘날의 ‘피셔맨 스웨터’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Jacob Akkerman (1866-1921) [visserstrui]

Fishermen in the year of 1880 [anonymous]

Another Proud Sea Man, (c.1900) [manorhouse]

과거의 피셔맨 스웨터들을 살펴보다 보면 여러 가지 패턴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각 패턴이 의미하는 바는 모두 다르지만, 대표적으로 착용자의 신원을 알아볼 수 있는 표식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는 날씨가 험한 바다에서 풍랑과 같은 사고로 배가 침몰할 경우, 바다에서 발견된 이들의 옷에 새겨진 패턴으로 어느 지역의 어부인지 확인하고 가족에게 인도해주는 역할을 하였다고 합니다.




Various of Sweater Patterns [veterok-kuningas]

Various of Sweater Patterns [veterok-kuningas]

Scottish Fleet by Gladys Thompson’s [ganseys]

근대에 들어서 이 패턴은 각 가문 혹은 본인이 속해 있는 단체를 나타내는 등의 상징적인 의미로 변화되었다고 합니다. 많은 과거의 의류가 그러하듯이 마치 오늘날의 유니폼처럼 말이죠. 또한, 일반 스웨터와 달리 짧은 소매 기장과 높은 넥 라인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는 소매 끝단이 낚싯바늘과 같은 날카로운 것에 걸려 바다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고, 차가운 바닷바람으로부터 체온을 보존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Whitby & Staithes gansey [Berties of Bay]

그리고 바다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물에 얼마나 잘 견디는지’일 텐데요. 오일을 추출하여 겉에 바르는 형식으로 발수(撥水) 기능을 대신 했습니다. 이는 과거에 ‘Seaman’s Iron’이라고 불릴 만큼 그 내구성이 뛰어났다고 합니다. 현재는 건지 섬(Guernsey Island) 에 만들어졌던 스웨터에서 이름을 따와 영국에서는 건지(Gansey)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Berties of Bay’s Store in Robbinhood’s Bay [Berties of Bay]

Matthew Pugh [Berties of Bay]

버티스 오브 베이는 과거 그들이 실제로 입었던 옷을 그 누구보다 잘 재현해 내고 있습니다. 창립자인 메튜 푸(Matthew Pugh)는 그가 지내오던 해안가 마을의 유산(Heritage)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 했습니다. 그 지역의 전문가와 함께 과거 어부에 대한 조사를 하며, 그가 원하는 디자인의 옷을 구현할 수 있는 작업자를 수소문했습니다. 그의 열정은 계속되었고 오랜 기간 동안 피셔맨 스웨터를 제작해 온 가족을 만나 함께 버티스 오브 베이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가 지내오던 해안가 마을은 Robbinhood’s Bay라는 곳입니다. 팬텀 스레드(Phantom Thread. 2017)의 촬영지로도 알려진 이곳은 아름다운 경치와 역사 깊은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버티스 오브 베이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Laura는 이 영화에 간접적인 참여를 했다고 합니다) 우아한 오트쿠튀르(Haute Couture) 컬랙션을 선보이던 패션 디자이너의 삶이 닮긴 영화의 배경으로 선택될 정도로 말이죠. 영화인들의 영화감독이라 불리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감성을 느껴보시기에 충분한 영화이기 때문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감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Staithes Gansey Jumper [Berties of Bay]

버티스 오브 베이의 대표 아이템인 Staithes Gansey Jumper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이 스웨터는 잉글랜드의 휘트비(Whitby) 지역의 구명정 선원이자 코르크 소재의 구명조끼로도 유명한 헨리프리먼(Henry Freeman)이 입던 스웨터의 패턴에서 착안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이 패턴은 시간이 흘러 현재 영국에서 가장 상징적인 스웨터 디자인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Henry Freeman wearing a cork flotation jacket [Wikipedia]

Henry Freeman [Berties of Bay]

*여담으로 당시 상용화되지 않았던 코르크 구명조끼를 입어 괴짜 취급을 받았던 그는 구명정 전복 사고에서 그가 입고 있던 구명조끼 덕에 유일한 생존자로 남게 된 것으로 이름을 알린 일화가 있습니다.

버티스 오브 베이의 모든 스웨터는 100% 브리티쉬 오일드 울(British Oiled Wool)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또한, 이 소재로 옷을 편직 하게 되면 천연 라놀린 성분이 원단에 남아 가려움증을 줄이며, 오일 성분이 물을 튕겨 내며 발수 효과 또한 있다고 합니다. 부기홀리데이에서 소개하는 버티스 오브 베이의 제품은 단 하나의 아이템인데도 불구하고, 저희에게 그 제품이 담고 있는 역사와 의미에 대해 매우 깊게 설명해주던 메튜를 보며, 그가 얼마나 이 일과 헤리티지에 대해 진심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Fishermen would typically have two ganseys - one for work, and one more intricately patterned for Sunday best, like those in this group portrait [countryfile]

오늘날 우리는 전통에 대해 따분하고 고루하다는 인식이 만연해진 시대 속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버티스 오브 베이의 메튜가 가지고 있는 헤리티지에 대한 자부심과 존중을 기반으로 멋진 의류를 선보였듯이, 미래를 그려 나가려면 과거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브루스 보이어의 말을 빌려 이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일시적 트렌드보다는 검증받은 오브제나 스타일을 통해 세월을 이겨온 장인 정신을 존중한다는 것을 보여줘라. 과거를 단순히 모방하지 말고, 과거를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보여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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